주인은 나에게 새 것을 절대 주지 않는다.
항상 냄새나고 쓸모없어져 버린 것들을
그것도 아무렇게나 구겨진 상태로
내 입을 억지로 열어 쑤셔 넣고는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유유히 사라진다.
항상 냄새나고 쓸모없어져 버린 것들을
그것도 아무렇게나 구겨진 상태로
내 입을 억지로 열어 쑤셔 넣고는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유유히 사라진다.
하지만 난 한 번도 주인이 주는
하찮은 것들을 싫다고 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온 몸으로 감싸 안았다.
그렇게 바보처럼 오랜 시간 침묵으로
주인 곁에 있다 보니 아쉬움 보다는
차라리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배운 것
같기도 하다.
한 가지 고마운 것은 가끔 내가 감당하기
힘들만큼 내 안에 찢어진 것들이 가득차면
두 손으로 나를 보듬어 안에 있는
찌꺼기들을
깔끔히 비워 준다.
사실 난 그때 느껴지는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비록 어둡고 외로운 자리일지라도...
떠나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퍼온 글 - 최인구님이 올리신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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