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부를 수 있는 이름만으로도

풀나무 2007. 2. 21. 13:08
친지의 결혼식장에서 만난 집안 어른 중 한 분이
넌 어쩌면 네 에비를 그리 닮았느냐며 손을 꼭 잡으신다.
내 아버지를 만난 듯 내 손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참 착한 사람이었지......' 연신 되뇌고 계신다.

30대에 멈춘 미소를 44년이 흐른 지금도
사진 속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계시는
아버지!
저를 업어 주시던 당신의 등이 한없이 그립습니다.
비오는 언덕에서 커다란 우산 하나 머리에 씌워주며
힘내라고 꼭 안아줄 당신이 이토록 그립습니다.
지금 내가 건너야하는 강가에서 큰 손 내밀어 잡아줄 것 같은
당신이 왜 이리 간절한지요.
부를 수 있는 이름만으로 위안이 되는 당신,
당신이 살아내지 못한 나이를 먹은 여식이
어울리지 않는 떼를 쓴다 해도
당신은 기꺼이 우산이 되고 다리가 되어 주실 테지요.
아. 버. 지......

- 채원님 '부를 수 있는 이름만으로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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